커피를 선택할 때 워시드, 내추럴, 레드허니, 옐로우허니, 화이트허니, 무산소발효 프로세스와 같은 용어를 보신 적이 있나요? 이러한 말들은 모두 커피 가공 방식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커피 가공은 커피 체리를 수확한 후 로스팅하기 전까지의 과정을 의미하는데, 이 가공 방식에 따라 커피의 맛과 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답니다. (참고: 커피 열매에서 원두가 되기까지)
전통적인 가공 방식
1) 내추럴 프로세싱
내추럴 프로세싱은 가장 오래된 전통적인 커피 가공 방식입니다. 수확한 커피 열매를 그대로 햇빛에 말리는 방식으로, 커피 체리를 매트 위에 얇게 펼쳐 수분 함량이 11%가 될 때까지 건조합니다. 이 과정은 날씨에 따라 1주일에서 3주까지 걸리며, 이렇게 가공된 커피는 과일 향이 풍부하고 단맛이 강하며, 복합적인 풍미를 지닙니다. 바디감이 높고 달콤한 향미가 특징이지만, 발효 과정이 잘 통제되지 않으면 잡맛이 생길 수 있습니다. (참고: 바디감이란 무엇인가?)
2) 워시드 프로세싱
물을 사용해 커피 체리의 과육과 점액질을 제거하는 워시드 프로세싱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가공 방식입니다. 이 방법으로 가공된 커피는 깔끔한 맛과 섬세한 향미, 가벼운 바디감이 특징이며, 특히 꽃향기나 시트러스 계열의 산미를 잘 표현합니다. 또한 커피의 고유한 특성이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나며, 깨끗하고 일관된 맛을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참고: 커피 노트 – 커피의 맛과 향)

새로운 가공 방식
1) 허니 프로세싱
코스타리카에서 시작된 허니 프로세싱은 최근에 주목받는 가공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과육만 제거하고 점액질을 일부 남긴 상태로 건조하는데, 점액질 제거 비율에 따라 네 가지로 구분됩니다:
- 화이트 허니: 점액질 80~100% 제거
- 옐로우 허니: 점액질 50~75% 제거
- 레드 허니: 점액질 50% 미만 제거
- 블랙 허니: 점액질을 거의 제거하지 않음
허니 프로세싱 원두는 워시드보다 부드럽고 내추럴보다 깔끔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은은한 단맛과 적당한 산미가 조화를 이루며, 달콤함과 과일 향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2) 펄프드 내추럴 프로세싱
1990년대 초 브라질에서 개발된 펄프드 내추럴은 내추럴 방식의 단점을 보완한 가공 방법입니다. 껍질과 과육을 제거하고 점액질이 남아있는 상태로 건조하여, 안정적인 품질 관리가 가능합니다. 펄프드 내추럴 원두는 자연스러운 단맛과 복합적인 향미를 나타내며, 과도한 발효향이 없습니다. 균형 잡힌 산미와 단맛의 조화를 보여주며, 깨끗하고 신선한 맛이 특징입니다
3) 무산소 발효 프로세싱(Anaerobic Process)
무산소 발효 프로세싱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혁신적인 가공 방식입니다. 커피 체리를 밀폐된 용기에 넣어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발효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독특한 향미 성분이 생성되어 와인이나 위스키와 같은 복합적인 풍미를 만들어냅니다. 발효 시간과 온도를 조절함으로써 다양한 맛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무산소 발효 프로세싱 원두는 단맛을 베이스로 하는 선명한 과일 톤의 산미와 와인 같은 향미가 특징입니다. 화사한 신맛과 장시간 발효에서 오는 단맛이 극대화되며, 자극적인 신맛은 억제됩니다. (참고: 산미 있는 커피 vs 고소한 커피)
무산소 발효 가공방식을 용기에 따라 구분하면 비닐 발효, 폴리에틸렌 탱크 발효, 스테인레스 탱크 발효 등이 있으며, 처리 방식에 따라서 무산소 발효 워시드, 무산소 발효 내추럴, 카보닉 메세레이션 등으로 구분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무산소 발효 프로세싱의 종류와 특징에 대해서는 다음에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4) 카보닉 매세레이션(Carbonic Maceration)
카보닉 메세레이션은 커피 체리를 이산화탄소가 충전된 탱크에서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와인 제조 과정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이 방식으로 가공된 커피는 상큼한 산미와 함께 특유의 달콤한 향미를 가집니다. 무산소 발효 프로세싱과 카보닉 매세레이션 방식 모두 독특하고 복합적인 맛을 만들어내지만, 카보닉 메세레이션이 좀 더 이국적이고 다채로운 향미를 보여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온도와 발효 시간에 따라 맛의 차이가 크게 나타날 수 있으며, 품질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커피 가공의 발전 방향
최근에는 환경 보호와 수자원 절약을 고려한 가공 방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계 수세식 가공 방식은 물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효율적으로 커피를 가공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또한 각 생산지의 특성과 환경에 맞는 다양한 하이브리드 가공 방식이 계속해서 연구되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 많이 시도되고 있는 발효 공정을 활용한 가공 방식들은 커피의 맛과 향의 가능성을 더욱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커피 가공 방식은 커피의 맛과 향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전통적인 워시드와 내추럴 프로세싱부터 허니 프로세싱, 그리고 최근에는 무산소발효와 카보닉 메세레이션까지, 다양한 가공 방식이 발전해오고 있습니다. 각각의 가공 방식은 커피에 독특한 개성을 부여하며, 이는 커피 애호가들에게 더욱 풍부한 커피 경험을 제공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새로운 가공 방식의 실험과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커피의 맛과 향의 가능성이 더욱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커피 가공 방식을 이해하고 경험해보는 것은 커피를 더욱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미 즐겨 마시는 커피가 있으시겠지만 한 번쯤 새로운 가공 방식의 커피를 시도해보시는 것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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