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아라비카 원두와 로부스타 원두, 커피 품종 이야기

여러분은 매일 마시는 커피가 어떤 품종에 속하는지 알고 계신가요? 전 세계 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두 가지 품종인 아라비카 원두와 로부스타 원두는 맛과 향, 카페인 함량까지 전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두 품종의 차이점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여러분의 취향에 맞는 커피는 무엇인가요?

외관과 생육 특성

1) 모양과 크기

아라비카 원두는 타원형이며 중앙에 S자 모양의 홈이 있고, 로부스타보다 크고 납작한 형태를 띱니다. 반면 로부스타 원두는 더 작고 둥근 형태이며 중앙에 일자 형태의 홈이 있습니다. 커피나무의 크기도 차이가 납니다. 아라비카는 2.5~4.5m, 로부스타는 4.5~6m까지 자랍니다. 이러한 물리적 특성의 차이는 각 품종의 유전적 특성과 진화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두의 크기는 로스팅 과정에서의 열전달과 맛의 발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2) 재배 환경

아라비카 나무는 해발 800~2,000m의 고지대에서 자라며, 15~24도의 서늘한 기후를 선호합니다. 반면에 로부스타 나무는 해발 700m 이하의 저지대에서도 잘 자라며, 24~30도의 더운 기후에서도 잘 적응합니다. 토양 조건에서도 차이를 보이는데, 아라비카는 화산토와 같은 배수가 잘되는 비옥한 토양을 필요로 하는 반면, 로부스타는 다양한 토양 조건에서도 잘 자랍니다. 이러한 환경적 요구 조건의 차이는 각 품종의 재배 지역과 생산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참고: 커피 원산지가 커피의 맛에 미치는 영향)

맛과 향의 특징

1) 아라비카 원두의 풍미

아라비카 원두는 부드럽고 섬세한 맛이 특징입니다. 과일향, 꽃향기, 시트러스 계열의 산미를 포함한 다양한 향미를 가지고 있으며, 달콤한 캐러멜향도 느낄 수 있습니다. (참고: 산미 있는 커피 vs 고소한 커피) 재배 지역에 따라 다양한 풍미 특성을 보이는데, 예를 들어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는 재스민향이, 과테말라 안티구아는 초콜릿향이 특징적입니다. 로스팅 정도에 따라서도 다양한 풍미를 끌어낼 수 있어, 라이트 로스트에서는 과일향이, 미디엄 로스트에서는 견과류의 고소함이 두드러집니다. (참고: 라이트, 미디엄, 다크 로스트 원두의 차이)

2) 로부스타 원두의 풍미

로부스타 원두는 강하고 진한 맛이 특징입니다. 흙냄새가 나는 듯한 묵직한 풍미와 견과류, 우디한 향이 특징이며, 쓴맛이 강합니다. 다크 초콜릿과 같은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으며, 특히 에스프레소 추출 시 풍부한 크레마를 형성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최근에는 고품질 로부스타도 등장하여 고급 블렌딩 원두로도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프리미엄 로부스타는 독특한 향미 프로필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참고: 매력적인 인도네시아 커피)

카페인과 성분

1) 카페인 함량

로부스타 원두는 아라비카 원두보다 훨씬 많은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로부스타의 카페인 함량이 2.7%인 반면, 아라비카는 1.5% 정도입니다. 이러한 카페인 함량의 차이는 자연적인 해충 방어 메커니즘으로 발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높은 카페인 함량은 각성 효과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선호되며, 특히 아침 커피로 로부스타 블렌드를 선택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참고: 싱글오리진 커피 vs 블렌드 커피)

2) 영양 성분

아라비카 원두는 로부스타 원두에 비해 지방이 60% 더 많고, 당분은 거의 두 배나 많습니다. 클로로겐산과 같은 항산화 물질도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건강상의 이점도 제공합니다. 지방 함량이 높은 특성은 로스팅 과정에서 더 풍부한 향미 물질이 생성되는 데 기여하며, 이는 아라비카가 더 복잡하고 풍부한 맛을 내는 이유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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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과 경제성

1) 재배의 난이도

아라비카는 병충해에 약하고 재배가 까다로워 생산비용이 높습니다. 특히 커피 녹병에 취약하여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기후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반면 로부스타는 병충해에 강하고 재배가 쉬워 생산비용이 낮으며, 기후 변화에도 상대적으로 강한 내성을 보입니다. 이러한 특성은 지속 가능한 커피 생산의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참고: 커피벨트 – 커피 생산지의 숨겨진 이야기)

2) 수확량과 가격

로부스타는 연간 2,300~4,000kg의 수확량을 보이는 반면, 아라비카는 1,500~3,000kg 정도를 생산합니다. 수확 시기도 다른데, 로부스타는 연중 수확이 가능한 반면, 아라비카는 특정 시기에만 수확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생산량의 차이와 재배의 난이도로 인해 아라비카가 로부스타보다 약 두 배 정도 비싸며, 국제 커피 시장에서의 가격 변동성도 아라비카가 더 큽니다.

활용도

아라비카는 고급 원두커피나 스페셜티 커피에 주로 사용되며, 싱글 오리진으로도 많이 판매됩니다. 최근에는 콜드 브루나 드립 커피와 같은 저온 추출 방식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로부스타는 강한 맛과 풍부한 크레마 형성 능력 때문에 에스프레소 블렌드나 인스턴트 커피 제조에 많이 사용되며, 특히 이탈리아식 에스프레소 블렌드에서는 필수적인 구성 요소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참고: 스페셜티 커피란 무엇인가?)

마무리하며

커피의 품종은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매우 다양합니다. 그러나 크게 보면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로 나뉘게 되죠. 최근 우리나라에도 커피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종류의 원두가 수입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낮은 가격으로 인해 로부스타 수입량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스페셜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라비카 원두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다만 아라비카라고 해서 무조건 로부스타보다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커피를 추출하고 마시는 방식에 따라서 아라비카가 더 적합할 수도, 로부스타가 더 적합할 수도 있습니다. 캔 커피를 마시거나 커피에 관한 제품을 발견하면, 어떤 품종의 원두가 사용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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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커피의 종류 – sees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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