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커피의 맛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인 로스팅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특히 라이트, 미디엄, 다크 로스트의 차이점을 알아보면서, 여러분이 즐기시는 커피의 깊이를 더해드리고자 합니다.
로스트 시간에 따른 차이
1) 라이트 로스트: 원두 본연의 맛과 뚜렷한 향미
라이트 로스트는 로스팅시 첫 번째 크랙 소리가 들리자마자 로스팅을 멈추는 단계입니다. 보통 196-204도 사이에서 로스팅이 이루어지며, 원두의 색은 밝은 갈색을 띱니다. 이 단계에서는 원두 고유의 특성이 가장 잘 살아있게 되는데, 특히 커피의 본연의 향미와 산미를 가장 잘 살려내는 방법입니다. 생두의 자연스러운 맛과 향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로스팅을 통해 커피로서의 기본적인 특성을 부여하는 섬세한 과정입니다.
이렇게 라이트 로스트 된 원두는 산미가 강조되고 과일향이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케냐나 에티오피아와 같은 아프리카 원두들은 라이트 로스팅했을 때 시트러스한 향과 꽃향이 잘 표현됩니다. 베리류의 상큼한 향과 함께 재스민이나 장미와 같은 플로럴한 향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참고: 커피 노트 – 커피의 맛과 향) 개성있는 원두의 맛을 즐기고 싶거나 신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라이트 로스트를 추천드립니다.
2) 미디엄 로스트: 균형 잡힌 맛
미디엄 로스트는 210-219도 사이에서 이루어지며, 원두의 표면은 중간 갈색을 띄게 됩니다. 라이트 로스트의 산미와 다크 로스트의 고소함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는 단계이며, 이 단계에서는 원두의 고유한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로스팅으로 인한 캐러멜화가 진행되어 더욱 풍부한 맛을 만들어냅니다.
대부분의 커피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로스팅 단계이기도 한데요. 과일향과 고소함이 적절히 어우러지며, 캐러멜과 같은 달콤한 향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특히 중남미 원두들은 미디엄 로스팅했을 때 견과류의 고소함과 초콜릿 같은 달콤함이 잘 표현됩니다. 브라질이나 과테말라 원두의 경우에는, 호두나 아몬드와 같은 견과류의 향과 함께 부드러운 초콜릿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참고: 커피 원산지가 커피의 맛에 미치는 영향 – 대륙별 커피 맛의 특징)
3) 다크 로스트: 깊고 진한 매력
다크 로스트는 224-229도 사이의 높은 온도까지 로스팅하며, 일반적으로 두 번째 크랙 이후까지 로스팅이 진행됩니다. 원두의 표면은 거의 검은색에 가까우며, 기름기가 돌기 시작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원두 세포 구조의 변화가 극대화되어 독특한 쓴맛과 스모키한 향이 형성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원두 본연의 특성보다는 로스팅으로 인한 쓴맛과 스모키한 향이 주를 이룹니다. 다크 초콜릿이나 카라멜화된 설탕과 같은 깊은 단맛도 느낄 수 있으며, 때로는 스파이시한 향신료의 느낌도 감지됩니다. 에스프레소를 내릴 때 주로 사용되는 로스팅 단계이며, 진한 커피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적합합니다. 다만 로스팅 단계에서 너무 태우게 되면 커피를 마실 때 건강상 유익을 얻지 못할 수 있으니 적당히 다크한 원두를 이용한 커피를 먹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 커피는 건강에 좋을까 나쁠까?)

각 로스팅 단계별 활용법
라이트 로스트는 핸드드립이나 커피메이커로 추출할 때 가장 좋습니다. 원두의 섬세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푸어오버 방식으로 추출할 때는 원두의 과일향과 산미가 가장 잘 표현됩니다. 레시피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물 온도는 90-93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디엄 로스트는 거의 모든 추출 방식에 잘 어울리며, 특히 콜드브루를 만들 때 좋습니다. 차가운 물로 장시간 추출하는 콜드브루는 미디엄 로스트 원두를 사용했을 때 균형 잡힌 맛이 부드럽고 깔끔하게 표현됩니다. 에어로프레스나 프렌치프레스와도 잘 어울립니다.
다크 로스트는 에스프레소나 모카포트로 추출할 때 깊은 맛을 잘 살릴 수 있습니다. 높은 압력과 온도로 추출하는 방식에서 다크 로스트의 진한 풍미가 가장 잘 발현되며, 우유와 섞었을 때도 조화롭게 어울립니다.
로스팅 정도에 따른 추출방식은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추출을 하더라도 자신의 입맛에 맞는 커피가 가장 좋습니다. (참고: 산미 있는 커피 vs 고소한 커피)
마무리
로스팅은 단순히 원두를 굽는 과정이 아닌, 커피의 잠재된 맛을 끌어내는 예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나면, “이 카페의 커피가 참 맛있다!”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그러나 더 정확한 표현은 “이 카페의 커피가 내 입맛에 맞다!”입니다. 스테이크를 먹을 때도 개인의 취향의 따라 익힘의 정도를 다르게 하듯이, 커피도 내가 어떤 로스트 단계의 커피를 선호하는가에 따라 원두의 선택이 갈릴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취향에 맞는 로스팅 단계를 찾아 더욱 풍부한 커피 생활을 즐기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행복한 커피 타임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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